리서치 브리프 |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


  2021년 6월 16일 국내 언론은 일제히 미국 콜롬비아 법대 교수인 리나 칸(Lina M. Khan, 32)의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임명을 아마존 저격수의 임명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아마존 저격수' 리나 칸, 美연방거래위원장 임명,” 매일경제 2021년 6월 16일). 미국이 아직 세계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과 특히 인터넷플랫폼에서 미국 기업들의 역할을 고려하면 조만간 사업환경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임을 가리킵니다. 이런 면에서 칸이 2017년에 발표한, 널리 알려진 논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을 연구했을까요?

  칸은 가격과 판매량 곧, ‘소비자의 이해(consumer welfare)’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반독점체제로는 아마존이 조성하는 반경쟁적인 환경을 설명할 수 없다는 말로 논문을 시작합니다. 21세기 시장, 특히 온라인플랫폼시장을 경쟁적으로 유지하려면 이 시장의 기본 구조와 ‘역학관계(dynamics)’에 대한 분석과 이를 반영한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아마존, 경제적 구조주의의 대상

  칸은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반독점법을 개혁해 인터넷플랫폼 시장에서 지배적인 기업이 등장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반독점규정을 채택해서 규모의 경제를 인정하되 해당 기업이 지배력을 이용 착취적 행위를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칸에 따르면 미국 반독점법과 이의 해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화는 소수가 지배하는 시장의 구조자체가 기업의 반경쟁적인 행위를 촉진시킨다는 생각에 기초한 ‘경제적 구조주의(economic structuralism)’로부터의 이탈이라고 합니다. 이 덕분에 아마존은 그 동안 반독점체제의 적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칸은 아마존이 온라인플랫폼 시장을 지배하게 된 두 가지 전략을 설명합니다. 하나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공격적으로 투자하려는 의지고 다른 하나는 다양한 부문에 걸친 사업 확장이라고 제시합니다.


  아마존은 손해를 보고 있는 제품의 가격은 올리지 않으면서도 약탈적 가격책정에 버금가는 행태로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아마존은 e-commerce의 인프라 제공자가 되어 아마존이 가지고 있는 다른 사업체들에 이익을 안겨주고 앞으로 상당기간 동안 아마존의 지배력을 보장함으로써 잠재적인 새로운 경쟁자가 이들 영역에 진입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현재의 반독점체제는 약탈적 가격책정의 범위와 진입장벽을 좁게 정의하고 있어 거대 인터넷플랫폼 기업의 경쟁자들이 반독점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고 이들의 수직적 계열화가 내포하고 있는 반경쟁적 효과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만든다고 지적합니다.



 연구의 시사점

  그 동안 아마존을 비롯한 인터넷플랫폼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싸고 좋은 재화나 용역을 공급해왔고 이를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대상으로 제기하는 경제적 혹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일종의 방어책으로 인용해왔습니다. 리나 칸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 임명은 이런 소비자의 이해만을 강조하는 전략이 어쩌면 더 이상 효과가 없을 수 있음을 가리킵니다. 시장에서 지배력을 발휘하는 인터넷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어떤 형태로든 지금보다 강화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입니다. 이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실천이 요구된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근로 인력에 대한 좀 더 전향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Khan, Lina M. (2017), Amazon’s Antitrust Paradox, The Yale Law Journal, 126,710: pp7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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