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AI를 쓰는 회사를 넘어 AI를 배치하는 조직으로 (류푸름의 스타트업 레이더)

2026-03-18
조회수 78




e8629cd251d5c.png



AI가 세상을 바꾼다지만, 현장의 경영진들에게는 ‘그 똑똑한 AI를 누가, 언제, 어떻게 우리 실무에 붙여낼 것인가’라는 숙제만 늘어난 기분입니다. 정작 기술을 공부하느라 브랜드의 본질을 고민할 시간마저 뺏기고 있다면, 이제는 배우는 AI가 아니라 알아서 일하는 '에이전트'를 팀원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특히 최근 Y콤비네이터의 개리 탄(Garry Tan)이 강조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Agentic Workflow)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힌트를 줍니다. /plan-ceo-review(CEO 리뷰)나 /plan-eng-review(엔지니어 리뷰)는 AI를 노련한 경영자나 개발자로 즉시 전환해 기획안을 날카롭게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복잡한 프롬프트와 씨름하는 대신, 검증된 전문가의 ‘안목’을 내 조직에 즉시 활용하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과거 거대 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으로 인력을 고용해 시스템을 구축했다면, 이제 스몰 브랜드들은 생성형 AI라는 기술 지렛대를 통해 그들과 대등한 경기장에 나설 수 있습니다. 이는 대기업만큼 인적 자원을 투입하기 어려운 성장기 조직에게 대표의 시간과 집중력을 증폭시켜 주는 유일한 생존 전략이기도 합니다. 내가 AI에게 물어보는 단계를 넘어 AI가 나를 대신해 일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의 3단계 진화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1단계: 언어의 장벽을 넘는 ‘콘텐츠 에이전트’

제품 설명부터 상세페이지, SNS 캡션, 숏폼 대본까지. 라이프스타일 스타트업이 매일 마주하는 글쓰기 노동은 상당한 업무 부하를 줍니다. 여기서 AI 비서는 단순히 문장을 다듬어주는 보조 도구를 넘어,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완벽히 학습한 콘텐츠 팀원으로 진화합니다.

실제로 쇼피파이(Shopify)는 자사 환경 내에 '사이드킥(Sidekick)'을 두고, 상점 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 생성과 작업 실행을 돕는 '24/7 전문가'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Relevance AI'처럼 노코드 기반으로 여러 역할의 에이전트를 조합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활용하면, 개발 지식이 없어도 조사·요약·작성 업무를 분리해 나만의 작은 AI 팀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이제 대표는 직접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만든 초안을 검수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편집자'입니다.

◆2단계: 숫자를 읽는 사람이 아니라, ‘판단’하는 전략가

두 번째 진화는 데이터 분석입니다. 많은 대표님이 데이터를 모으는 데는 성공하지만, 이를 해석해 실행으로 연결하지 못해 의사결정이 늦어지곤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복잡한 대시보드가 아니라, 질문을 이해하고 요점을 압축해 주는 데이터 비서입니다.

캐나다 통신기업 탤러스(TELUS) digital은 자사 AI 플랫폼을 통해 직원 한 명당 평균 40분의 시간을 절감하며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역시 회의 후 요약을 넘어 고객에게 보낼 후속 이메일 초안까지 자동 생성하는 AI 도구를 통해 고객 관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성장기 브랜드라면 거창한 분석 대신, AI 비서에게 리뷰와 문의 데이터를 던져 누가 핵심 팬인지, 어디서 결제를 망설이는지를 먼저 뽑아내게 하십시오. 대표는 그 결과값을 바탕으로 제품과 오퍼를 조정하는 ‘본질적인 판단’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3단계: 24시간 잠들지 않는 ‘CS·세일즈 에이전트’

마지막 단계는 가장 강력한 고객 접점의 혁신입니다. 스타트업의 성장이 멈추는 지점은 대개 제품력이 아니라 응답 속도와 운영 피로도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AI가 단순 응대를 넘어 구매여정을 안내하는 디지털 컨시어지로 활약 중입니다. 홈디포(Home Depot)이 도입한 '사이드킥(Sidekick)'은 전문가 수준의 가이드와 매장 재고 정보를 연동해 제공하며, 'Gorgias'나 'Siena AI' 같은 이커머스 전용 에이전트는 고객의 감정을 읽고 실시간으로 할인이나 추가 구매를 제안합니다. 실제로 Klarna는 AI 어시스턴트 도입 초기, 상담사 700명 분의 업무를 처리하며 평균 해결 시간을 11분에서 2분으로 단축했습니다. 글로벌 패션 AI 기업인 'Vue.ai' 역시 가상 피팅과 개인화된 스타일 추천을 결합해 반품률이라는 운영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습니다.

◆AEO, AI가 내 브랜드를 추천하게 하라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AI가 내 브랜드를 고객에게 먼저 추천하게 만드는 전략이 생존을 좌우합니다. 이미 정보 소비 방식은 ‘클릭을 유도하는 게임’에서 ‘답변에 등장하는 게임’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베인앤드컴퍼니는 AI 검색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클릭 없이 결과만 보고 창을 닫는 ‘제로 클릭(Zero-click)’ 행동이 늘어날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검색 엔진과 AI가 내 브랜드 정보를 바로 가져다 쓸 수 있도록 만드는 AEO(Answer Engine Optimization, 답변 엔진 최적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감성적인 문장 뒤에 숨지 말고, 제품의 효능, 대상, 사용법을 AI가 읽기 쉬운 구조화된 데이터로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 현재 2026년 브랜딩의 핵심입니다.

◆브랜드의 원칙이 AI를 만날 때

우리 브랜드의 어떤 데이터와 원칙을 AI에게 먼저 가르칠 것인가? 이제 대표님들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입니다. ‘신트라(Sintra) AI’처럼 AI를 하나의 만능 창구가 아닌, 마케팅, 운영, 분석 등 구성원별로 명확한 임무를 부여하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고객이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일하는 콘텐츠 비서, 숫자를 읽어주는 데이터 비서, 고객을 설득하는 CS 에이전트를 통해 먼저 다가가야 할 때입니다. 기술의 변화는 생소하지만, 그 본질은 결국 고객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AI라는 든든한 기술을 영리하게 활용하여, 내 브랜드의 철학을 어떻게 더 매력적으로 전달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 그 질문의 수준이 대표님의 브랜드를 작지만 강한 글로벌 브랜드로 이끌 것입니다.

출처 : 중소기업신문(http://www.smedaily.co.kr)

기사 원문 링크 : https://www.sme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53710


#류푸름 #스타트업 #스타트업레이더 #AI #경영진 #스몰브랜드